오늘 밤 퀀트 대시보드, 무엇이 잡혔나

미장 개장 직전, 네 개의 레이더를 돌렸다. 내부자 매수, SPY 옵션 월, 버크셔 공시, 디파이 TVL. 뉴스에 나오지 않는 돈의 흐름이 이 네 가지에 다 담겨 있다. 오늘 잡힌 신호를 하나씩 뜯어보자.

내부자 클러스터 매수 — 임원들이 몰래 사는 주식

내부자 클러스터 매수가 왜 강력한 신호인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임원 3명 이상이 각자의 사비로 자사주를 사는 패턴을 말한다. 임원은 자기 회사의 주문서, 재고, 수주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안다. 한 명의 매수는 개인 취향일 수 있지만, 여러 명이 같은 시기에 돈을 걸면 그건 회사의 다음 분기가 좋다는 암시일 확률이 높다. 공매도 리포트보다, 애널리스트 리포팅보다, 이들의 지갑이 더 정직하다.

오늘 잡힌 종목 — 클러스터는 하나, 대량 매수는 여럿

오늘 레이더에 걸린 종목을 표로 정리했다. 표의 값이 마이너스로 표시된 것이 매수다(OpenInsider 표기 방식상 매수 금액이 음수로 나온다).

종목 회사 거래일 임원 수 금액
FERG Ferguson Enterprises 10-14 6명 약 667만 달러 매수
INSW International Seaways 04-30 1명 약 1억 730만 달러 매수
AFL Aflac 10-14 2명 약 4,035만 달러 매수
UXIN Uxin 10-15 2명 약 111만 달러 매도
BORR Borr Drilling 10-15 2명 약 4,819만 달러 매도
TALO Talos Energy 10-13 1명 약 1억 9,243만 달러 매도

이번 주의 진짜 클러스터는 Ferguson 하나다. 6명의 임원이 667만 달러를 자사주 매수에 투입했다. 배관·냉난방 자재 유통이라 소박한 사업처럼 보이지만, 주택·상업 건설 사이클에 직접 연동된다. 임원 6명이 동시에 사는 회사는 드물다. 탐색 레이더로 FERG를 리스트 최상단에 올려두자.

Aflac도 2명이 4,000만 달러대를 샀다. 보험주의 내부자 대량 매수는 실적 확신이 강할 때 나오는 패턴이다. 반면 Borr Drilling과 Uxin은 매도 쪽이다. 해상 시추선 BORR에서 2명의 임원이 4,800만 달러를 회수한 것은 주가가 오른 뒤의 수익 실현인지, 바다 시장에 대한 회의인지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SPY 옵션 월 — 지지선과 저항선은 어디에

옵션 시장이 미리 알려주는 지지·저항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투자자가 태반이다. 오늘 기준 SPY 만기(10월 16일) 구조는 이렇다.

  • Call Wall(저항): 행사가 785.0 — 미결제 53,190건
  • Put Wall(지지): 행사가 525.0 — 미결제 302,248건

작동 원리는 간단하다. 시장 조성자는 옵션을 팔면 델타 헤지를 해야 한다. 콜 매도 물량이 몰린 785에는 주가가 다가올수록 조성자가 매도 헤지를 늘려 상승을 눌러붙이고, 풋 물량이 몰린 지점 근처에서는 매수 헤지가 바닥을 받아준다. 옵션 시장의 돈이 실제 주가를 가르는 것이다.

특이한 점은 Put Wall이 525라는 것이다. 이는 현재가에서 크게 아래에 있는 심외가 풋이다. 30만 건이 넘는 풋이 여기에 몰려 있다는 건, 단기 방어선이라기보다 대형 기관의 테일 헤지 — 폭락 시나리오 대비 보험 — 가 깔려 있다는 뜻이다. 즉 시장은 상방 저항 785를 두고, 밑에서는 카타스트로피 보험을 사고 있는 구조다. 무풍장이 아니라 보험 들어간 강세장이라고 읽는 게 정확하다.

SEC 공시 — 버핏 진영은 뭘 하고 있나

SEC 공시는 뉴스보다 빠른 데이터다. Form 4는 임원·대주주의 실제 매매를 거래 다음 영업일에 공개하고, 13F는 분기마다 기관 보유 종목을, 13G/A는 5% 이상 지분 변동을 신고한다. 뉴스 기사가 이 공시를 읽고 쓰는 것이므로, 공시 원문을 보는 사람이 먼저 움직인다.

버크셔 해서웨이 계정에 최근 나온 공시는 다섯 건이다. 10월 7일 Schedule 13G/A가 한 건, 그리고 9월 말부터 10월 초까지 Form 4 네 건(9-30, 10-5, 9-29, 9-25). 13G/A는 누군가의 지분이 5% 경계에서 변동했다는 신고이고, Form 4 네 건은 버크셔 내부 임원들의 지속적인 매매 활동이 이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대형 지분 신고와 임원 매매가 겹치는 시기는 포트폴리오 재편 국면일 가능성이 높다. 다음 13F 공개(4분기 초) 전까지 버크셔 트레일을 추적해볼 만하다.

디파이 TVL — 크립토 돈의 온도

디파이 TVL(Total Value Locked)은 크립토 시장에 실제로 예치된 자금 규모다. 주가는 감정이 치밀 수 있지만 TVL은 돈이 직접 넣고 빠지는 기록이다. 증가하면 자금 유입, 감소하면 이탈 — 이탈이 시작되면 랠리를 의심해야 한다.

오늘 TOP5의 온도다.

프로토콜/거래소 TVL 1일 변화
Binance CEX 1,711억 달러 +1.89%
OKX 310억 달러 +1.66%
Lido 239억 달러 +4.37%
Bitfinex 213억 달러 +1.62%
Aave V3 173억 달러 +3.02%

전 섹터가 상승 중이다. 특히 Lido(+4.37%)와 Aave(+3.02%) 같은 순수 디파이 프로토콜의 증가율이 거래소 대비 크다. 거래소가 아닌 온체인으로 돈이 들어가고 있다는 것은 레버리지 투기보다 체결·스테이킹 수요가 커지고 있다는 신호다. 크립토 자금 온도는 따뜻한 편.

네 가지 데이터를 조합하는 법 — 투자 방향

지표 하나만 보면 시장은 계속 속인다. 조합해야 한다.

  1. 내부자 매수가 늘면서 옵션 Put Wall(방어선)이 위로 올라오면 — 진짜 강세 구간. 이번 주는 Put Wall이 심외가 테일 헤지 성격이라 방어선으로 쓰기엔 멀다. 즉 상방 저항 785에 걸릴 때까지는 조정보다 상승 쪽 무게.
  2. 내부자 매수 + 디파이 TVL 증가가 함께 오면 — 리스크 선호 국면. FERG 같은 실물경제주 클러스터와 크립토 자금 유입이 동시에 나오는 건 위험회피 감정이 아니라는 뜻.
  3. 버크셔 임원 Form 4 다발은 대형 수급 이벤트의 전조일 수 있으니 13F 전까지 추적 가치가 있다.

이번 주 시나리오: SPY가 785 저항을 옵션 만기(16일) 전에 시험하면 헤지 물량 소화 후 방향을 정하는 변동성 확대 구간. 785를 닫고 마감하면 Call Wall이 위로 이동하며 저항이 상향 조정된다. 실패하면 만기 후 풋 헤지 해소로 단기 눌림. 이번 달 시나리오: 내부자 매수가 실물경제주(배관·보험)에 집중되고 크립토 자금도 유입 중이므로, 하락이 와도 그건 매수 기회 쪽에 무게를 두는 편이 합리적이다. 단, 심외가 풋 30만 건은 누군가 폭락 보험을 들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 만기 후 이 포지션이 갱신되는지가 다음 달의 열쇠.

아는 사람이 거의 없는 이 네 개의 레이더, 매일 밤 같은 시간에 돌리고 있다.


본 글은 시장 동향에 대한 정보 제공 목적의 글이며, 특정 자산의 매수·매도를 권유하는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모든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